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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천국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 향수, 사랑, 후회의 감정을 조합한 사랑이야기

by 무한제공자 2024.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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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캐나다인 작가이자 감독인 셀린 송의 장편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는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이다. 송 감독은 데뷔작으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라있는 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영화는 제39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어 호평을 받았으며, 이어서 제7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초청되었는데, 이 부문에서는 평점 단독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향수, 사랑, 후회의 감정을 조합하여 매우 효과적이고 사랑스럽게 펼쳐진다.

 

출연진의 연기가 모두 뛰어난데 특히 유태오(해성), 그레타 리(노라), 존 마가로(아서)의 연기는 눈빛과 표정을 통해 극의 감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유태오는 섬세한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영국 아카데미(BAFTA)에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감독은 침묵을 훌륭하게 활용하여 대화의 갑작스러운 단절을 통해 깊은 감정을 더욱 강조한다.

 

셀린 송 감독은 극작가 출신답게 노라와 해성을 통해 그리움에 찬 눈빛, 심야 화상 통화, 보내지 않은 이메일, 흥분된 미소 등을 통해 그들의 관계를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려낸다. 대본 속 인물들의 풍부한 대사는 특히 부부가 침실에서 나누는 대화와 같이 취약한 감정을 현실적으로 드러내어 관객을 감동시킨다. 또한 셀린 송 감독의 온화한 미니멀리즘은 주인공들이 멀어지고 다시 연결을 시도하는 과정을 아름답게 표현하며, 청춘의 순수함과 그리움의 고통을 잘 보여준다.

 

영화는 뉴욕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세 명의 남녀의 정적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두 명은 남녀 한국인이고 한 명은 백인 미국인 남성이다. 이들의 관계를 추측하는 보이지 않는 고객의 나레이션이 이어지고 회상 장면을 통해 해답이 제공된다.

두 명의 한국인이 한국 서울에서 어린 동창이었던 2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녀의 가족이 캐나다로 이민을 가면서 그들의 관계는 깨지고 두 사람 모두 희미한 그리움만 남긴다.

12년 후, 두 사람은 온라인에서 잠깐 다시 만났지만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다. 그로부터 12년 후, 마침내 24년 만에 두 사람이 만나게 된다. 성숙한 눈을 통해 예전의 자신을 재발견하면서 두 사람은 두고두고 생각했던 모든 감정을 꺼내게 된다.

 

영화는 이렇게 20년을 2시간으로 압축한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로 수년을 거쳐 다양한 재회, 이별, 대륙을 넘어 중요하고 평범한 이정표를 따라간다. 어떤 의미에서 이 영화는 시간 여행 영화이다. 두 인물이 계속해서 전진하면서도 과거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과거 후회보다는 앞으로 펼쳐질 무한한 가능성에 더 초점을 맞춘 희망적인 이미지로 마무리되는데 감정적으로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 해성의 친구로 나오는 가수 장기하의 등장도 재미있다. 주인공인 해성역에 지원했다 오디션에서 떨어졌는데 친구역도 좋다고 해서 출연하게 되었단다.

- 많이 알려진대로 셀린 송 감독은 <넘버3>의 송능한 감독의 딸이다. 영화 속에서 <넘버11>이라는 영화로 아버지에 대한 오마주를 집어 넣었다.

- 아서 역을 맡은 존 마가로의 실제 와이프도 한국계 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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